교환학생2018. 1. 7. 12:24

  우리나라에 KORAIL이 있다면 캐나다에는 VIA Rail이라는 국영 철도기업이 있다. 사실 캐나다가 워낙 넓기에 도시 간 이동할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나, 가끔씩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비아레일을 이용한 이유는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서 였으나... 극 성수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는 기차값이 비행기 값과 같거나 더 비싸다. 물론 시간은 10배 이상 차이난다. 어쨌든 이번 글에서는 VIA Rail을 이용한 후기를 남겨 볼 예정이다. 


  캐나다 비아레일은 크게 6개 노선 정도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벤쿠버 - 토론토를 잇는 3박 4일짜리 Canadian 노선이다. 내가 이용한 비아레일은 Ocean 노선으로 Montreal에서 비아레일의 동쪽 종착역인 Halifax까지를 잇는 동부 노선이다. 일주일에 3회 운행하는데 소요시간은 약 22시간... (참고로 비행기로는 2시간이 채 안걸린다.) 으로 거의 만 하루를 기차안에서 지낸다고 보면 된다.  비용은 economy - escape fare로 세금 포함 $142 CAD 정도고 이게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표다. 보통은 각종 할인, promo code 적용이 되지만 escape fare의 경우는 아무것도 적용이 안 된다. 


좌석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침대칸이고 하나는 일반 좌석칸이다. 일반 좌석칸의 경우 좌석이 별도로 지정 되어 있지 않고 선착순이기에 좋은 자리를 하기 위하여 대부분 출발 한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 침대칸은 1인당 1침대를 주는 구조로 식사까지 포함 되어 있지만..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구매할 수 없었다.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타보고 싶기는 하다.


열차의 전체 구조는 [침대칸] - [서비스칸] - [식당칸] - [서비스칸] - [일반좌석칸] - [수하물칸] - [기관차] 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좌석 탑승객은 침대칸으로 갈 수 없다.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는 VIA rail 의 공식 로고. 로고 오른쪽에 보면 vive 375라고 써있는데 이는 몬트리올 도시 설립 37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이다.]



  원래 여정대로였다면 19:00에 몬트리올에서 출발, 여러 역에 정차 후 다음날 17:00에 할리팩스에 도착했어야 했지만.. 캐나다에서 조차 유래없는 강추위로 인해 기차 엔진이 고장나서 무려 4시간 가까이 기다린 후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 그동안 비아레일 쪽에서 나와서 과자랑 물을 주고 몬트리올 역사 내에서 사용 가능한 $15 상당의 쿠폰도 줘서 저녁식사를 해결 할 수 있었다. 

  신기했던 것은 4시간이나 연착되어도 약 100명 정도 되는 승객 중 아무도 관계자에게 소리치거나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일이 너무 빈번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캐나다 사람들이 착해서 그런건지..

  

  ※ 추후에 비아레일 쪽에 지연관련하여 배상되는지 문의해보았으나 여러 complimentary를 제공했고 더이상의 배상은 없다라고 답변을 받았다... 



[몬트리올 중앙역 안에 있던 전광판. 비아레일의 경우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cabin baggage와 함께  checked baggage - 일정 사이즈 이하의 수하물 위탁은 무료로 가능하다. 참고로 몬트리올 역 안에는 프랑스어가 영어보다 훨씬 많이 들린다. 역사 내 맥도날드에서도 불어로 순서를 불러준다.]



[이게 승강장 입구. 역무원이 이 게이트 앞에서 표 검사 후 아래로 내려가서 기차를 타는 구조로 승강장이 역 아래에 있다. 사실 몬트리올 중앙역 자체가 애초에 건물 지하에 있기에 승강장은 지하 2층에 있다고 봐야지 맞을 듯..]



[가장 마지막에 찍은 사진, 전광판에 보면 departure가 22:15로 되어있다. 왼쪽 아래에 19:00로 나와 있는것과 대조를 이룬다. 저기 써져있는 역들은 중간 정착역들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결국 기차는 23:00에 출발 하였다. 여기는 14번 플랫폼이고 20번 플랫폼까지 있었던 듯 하다.]



[이렇게 타고 나서도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표 검사를 한다. 그리고 좌석 위에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 붙여둔다.  아마 자다가 못내리는 사람들을 확인하려 하는듯. 참고로 Via rail의 티켓은 모바일 QR코드 형식이 있고 실제 티켓 형식 두종류가 있는데 직접 역에서 표를 구매하지 않은 이상 QR코드 형식으로 나온다. ]



[객차 내 좌석 구조, 1-2 형식이다. 보통 혼자 앉는 것이 편하기에 1인석부터 앉으려 한다. 좌석 위에는 작은 짐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1인 좌석. 종이봉투는 쓰레기 봉투로 승무원이 주기적으로 수거해간다. 각 좌석별로 110v 콘센트도 있다. 보면 좌석 밑에도 공간이 있는데 20인치 기내용 캐리어는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크다. 여기에 넣어도 되고 객차내 별도의 공간이 있어서 거기에 놓아도 되고 checked로 부쳐도 된다. 물론 좌석 각도 조절도 가능하다. 버스, 비행기 셋 중에 좌석은 제일 편하다.] 



[여기에 별도로 carry-on luggage를 보관할 수 있다.] 



[이곳이 출입구]



[화장실, 여기는 장애인용 화장실이라 더 넓은데 일반 화장실은 비행기 화장실과 비슷한 크기이다. 2 객차마다 하나 정도의 화장실이 있다. 샤워는 불가능. 22시간동안 못 씻는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서비스칸, 서비스칸에는 간단한 음료 등을 판다. 굳이 주문안하고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상관은 없다. 메뉴가 잘 안나왔는데 많이 비싸다. 보통은 탑승 전에 먹을 것을 사온다. 오션 라인의 경우 와이파이는 서비스칸에서만 가능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기차가 지나는 곳이 거의 산골짜기이기에 이런 풍경이 22시간동안 계속 된다고 보면 된다.]



[또 다른 풍경, 예쁘긴 하지만 20시간 넘게 보고 있으면...]



[해질 때, 해 지고 나면 창 밖에 가로등 하나 없기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밤에는 객차 내에도 불을 끈다.]



[또 또 다른 풍경. 가는 중간에 여러번 정차하고 천천히 가는 구간도 많기에 구글 기준 동일 거리를 차로 운전하는 것(11시간 정도) 보다 2배 이상 걸린다. 아마 버스가 있었으면 버스를 탔겠지만 이 구간에는 버스가 없다. 역마다 정차하는 시간은 약 5분정도 밖에 안 되기에 기차 밖으로 나갔다 오거나 할 수는 없다.]



[열차가 지연되서 그런지 무료로 저녁을 줬다. 치킨다리와 구운 감자, 그레이비, 코울슬로에 음료, 맛있었다. 이 외에도 커피랑 도넛을 서비스칸에 항상 비치해뒀기에 거의 그걸로 배를 채웠다.]



[드디어 보이는 halifax 항구의 풍경. 약 23시간 걸렸다. 너무 추우면 기차가 빨리 못 달린다고 하여 천천히 달린듯]



[도착 한 후 찍은 기관차] 



[할리팩스 역의 풍경, 할리팩스 역은 매우 작다. 간이역 수준]



[이렇게 위탁수하물을 맡기면 공항처럼 기다렸다가 찾아야 한다. 먼저 맡길수록 나중에 나온다. 길면 10분이상 기다려야..]



총평 :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탔으나 비행기 값의 절반이면 모를까 앞으로 다시 탈 일은 없을 듯... 좌석이 불편하고 이런 건 아니지만 23시간 동안 기차를 타는 게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 객차 안에서 오래 있어야 하니 슬리퍼를 하나 준비하면 좋다.

  • 객차 안에도 먹을 것을 팔긴 하지만, 비싸므로 미리 많이 사서 탑승하자. 안 에는 물도 없다.

  • 와이파이가 되긴 하지만 서비스칸에서만 되므로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무엇이든 준비하자.

  • 위 사진처럼 위탁수하물로 맡기면 하차해서도 기다려야 하므로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사람은 그냥 짐을 들고 타자. 생각보다 보관 공간이 넓다.

  • 호스텔 회원이면 promo 코드를 통해 할인 가능하니 알아보자. 그리고 기차도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빨리 예매할 수록 싸다.

  • 가능하면 일찍가서 줄 서있자. 보통 두 시간 전부터 전광판에 안내가 나오는데 말한 것처럼 선착순이므로 늦게가면 모르는 사람이랑 22시간동안 같이 앉아갈 수 있다. 더 재수없으면 역방향으로 마주보면서 갈 수도 있다.


Posted by sweetest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