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2013. 7. 23. 02:16

 아르바이트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이번엔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때에 관해서 써보도록 하겠다. NAVER에서 '알바' 라고 검색하면 '알바 그만두는 법'이 연관 검색어로 뜨고, 디씨 아르바이트 갤러리에도 하루에 수십번 씩 '알바 어떻게 때려치냐?', '알바 추노찍으면 쫓아옴?' 이런식의 글이 올라오는 걸로 봤을 떄 많은 알바생들이 이에 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사실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 만큼 그만두는 것도 중요한 것이 고용주와 웃으면서 헤어졌을 때는 정말 좋은 아저씨로 남게 되어 웃으며 찾아갈 수 있고 후에 원하면 재고용되어 다시 일할 수도 있는 그런 경우가 있는 반면에 '급여를 주네 마네, 일을 제대로 했네 못했네' 이런식으로 고성이 오고가며 감정은 감정대로 다 상하고 결국 지방 노동청에서 끝을 맺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경우도 근무한 기간이 얼만지에 따라서 나뉘게 된다.

주) 추노 찍었다? - 사업장에서 도망치는 불쌍한 알바생들의 자조적 표현.

1. 근무 기간이 일주일 ~ 한달 정도

 다들 처음에는 '열심히 일해서 계약기간도 채우고 열심히 해서 인정받는 노예가 되야겠다!' 라는 마인드로 시작했다가 일이 맞지 않는다던지 혹은 계약시에 말했던 조건과 근로조건이 다르다던지 등등의 여러 이유로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론 일주일 정도 해보고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일주일 이내로 그만둘 때 괜찮은 사유로는 '지난 번 면접봤던 곳에서 연락와서 그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그 직장이 현재 일하는 곳보다 더 좋은 조건 이란걸 살짝 흘리면서 얘기하면 더 좋을 듯 하다.

 또는 솔직하게 일이 잘 안맞는다고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이 잘 안맞아서 괜히 사장님께 피해드릴 거 같다. 더 길어지기전에 지금 말씀드리는게 나을 듯 싶다' 이런식으로.. 혹은 근로조건을 사유로 말하는 방법도 있다. 많은 사용자들이 알바몬 등에 올리는 공고와 실제 일할 때 조건이 상당히 다른 경우가 정말 많다. 갑자기 수습기간을 적용해서 최저시급도 안쳐준다던지 혹은 무리하게 연장근무를 요구한다던지 아님 근로 시간 변경을 원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경우를 알바생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겪어봤을 것이다. '처음 얘기했던 조건이랑 너무 다르지 않냐" 라고 따지면 그쪽에서도 할 말 없기 때문에 쉽게(?) 그만둘 수 있다. 가끔 멀리 이사간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괜히 동네서 마주쳤을때 뻘쭘하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진 않는다.

2. 최소 두 달 이상 했을시

두 달에서 세 달 이상 근무 했을 경우에는 '공부해야 되서, 학업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혹은 휴학생의 경우 '복학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말하면 좋다. 아니면 자신의 장래와 관련있는 직업을 얘기하며 '예전부터 원하던 자리가 있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인해...'  or '이번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뭐 이런것도 괜찮다. 

 사실 이정도 일한 경우에는 무슨말을 하더라도 (예) 이제 더 일 하기 싫어요 놀고 싶어요' ) 할 만큼 해줬기 때문에 좀 더 쉽게 그만둘 수 있을 것이다. 대신 혼자서 일하는 편의점 혹은 피씨방 같은 경우 그만두면 장사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후임 알바를 구하고 인수인계 하는 시간으로 일주일 정도 여유를 두고 얘기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어찌어찌 해서 그만두려고 합니다. 다음주 까지 새로운 알바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런식..)

TIP : 단기 알바로 이삼일 하고 그만두는것 말고 한 두달 이상 했을때는  마지막 날 즈음 해서 비타민 음료나 박카스 같은 음료수 한박스 사갖고 가서 인사하면 상당히 좋아한다. '그동안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고 다음에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건강하세요 등등' 이런식의 인사치레가 힘든것도 아니고 음료도 5천원이면 살 수있기에 정말 훈훈하게 좋은 기억의 알바생으로 남고싶으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아니면 퇴사한 후 지나가다 잠깐 들러서 인사하는것도 괜찮다.

 많은 알바생들이 그만두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를 두려워하는데 이것도 어쩌면 요즈음 이슈되고 있는 갑을관계의 일종일 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강자이고 난 약자인데 내가 이런 얘길 했을때 혼나는 건 아닐까? 집에 쫓아오는건 아니겠지? 뭐 이런식으로까지도 생각하는데 사실 사장과 난 남남이며 대부분의 경우 일 그만두면 평생 다시한번 보기 힘들 사람들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막말로 쌍욕하며 싸우고 그만두든 말안하고 무단퇴사를 하든 간에 상관은 없다  (그런다고 쫓아오는 경우도 한번도 못봤다)

물론 안 좋은 소리는 듣겠지만 물론 안 좋은 소리는 듣겠지만 일하기 싫다는 알바생 붙잡을 고용주도 얼마 없을 뿐더러 반대로 그쪽에서 예고없이 갑자기 자르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일한만큼 받겠다는 생각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좁은 세상에서 굳이 안좋은 관계를 늘려서 좋을게 없기도 할 뿐만 아니라 노동청등 여타 법적인 방법에 대한 어려움에 더하여 귀찮음도 한몫 하기 때문에 좋게 좋게 끝내는 게 서로 좋다. 그냥 문자나 날려서 ' 저 그만둘께요 낼부터 안나가요' 이런것보다 직접 만나서 위에 얘기한 방법들로 그만두는건 어떨지?

p. s. 

1. 추가로 하루만 일하고 그만둔다 하여도 무조건 급여는 지급하게 되어있다. (근로기준법) 만... 과연 누가 이렇게 받아갈런지.... 어쨌든 하루만 일했어도 돈 받을수 있다는 것 참고

2. 근로기준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는 언제든 퇴사의 의사를 밝힐 수 있으나.. 취업규칙 혹은 계약서 상 퇴사일 사전 며칠 전에 알림 이란 문구가 있을 경우 이에 따르는 것이 좋다. 

3. 식대를 반드시 줘야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알바생들이 있는데 사실 식사는 근기법상 의무지급이 아니다. 혹시 식사 안줬다고 따질 생각이 있는 아르바이트 생들은 다시 생각해보길..

Posted by sweetest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