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2013. 6. 15. 02:55

 

  그렇게 오랜 삶을 산 건 아니지만 성인이 되고부터 참 많은 일을 해왔었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런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경험이 언젠간 반드시 내 자산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될 수 있으면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찾은 것도 요즈음 아르바이트를 찾으면서 문득 그 동안 경험했던 아르바이트를 기록해 놓아야 할 것 같다는 그런 기분에서다. 마침 대학생들의 방학과 맞물려 알바를 찾는 사람도 많아질텐데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총 3편정도로 예정되있다.


  앞으로 쓸 내용은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하며 개인적인 생각과 동시에 함께 일하던 사람들의 의견도 첨부할 예정이다. 또 일을 하게 된 경위와 개인적인 추천도, 난이도, 장,단점을 함께 표기할 것이다. (밑의 순서는 아르바이트 경험 순으로 나열했다)


1. 전단지 


- 전단지 아르바이트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직접 길거리에 서서 나눠주는 것과 아파트,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부착하는 것. 난 부착의 것만 해봤기 때문에 여기선 그에 관해서만 설명할 것이다.


 고등학생 때 지인의 소개로 학원 전단지 부착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 중,고등학생은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별로 메리트 있는 인재가 아니다 . 근로기준법상 미성년자가 일을 하려면 보호자의 동의도 필요할 뿐더러 근로시간도 제한되기 때문 다만 이 일에는 특정한 스킬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튼튼한 체력 및 약간의 대범함? 만 가지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학생도 가능한 몇 안되는 일 중 하나다. )


어쨋든 하는 일은 정말 간단했다. 일단 전단지를 꽂기 쉽게 접는다. 그리고 몇 백장의 학원 전단지를 들고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고 각 호 우편함에 꽂아넣기만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 아파트 게시판에 광고 게재를 원할 경우 관리사무소의 허락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금액 (내 기억엔 5만원에 일주일정도)을 관리사무소에 납부하면 아파트 출입증 카드를 주고 광고지에 기한이 표기된 도장을 찍어준다. 그 도장찍힌 종이만 게재 가능했지만 그럴 경우 광고 효과가 떨어지는 지 학원 원장님은 모든 우편함에 종이를 꽂아넣길 바라셨고 그렇게 했다. 


 약 아파트 5~10개동 정도를 돌고 5만원을 받았다. 걸린 시간은 접기부터 마무리까지 5시간 정도. 첫 아르바이트라 그런지 아니면 노동강도에 비해 많은 돈을 받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상당히 뿌듯했다. 단 일회성 이벤트였기 때문에 하루로 끝났고 아는 사이라 돈을 많이 챙겨줬다. 다른 전단지 아르바이트의 경우는 최저시급 정도 혹은 장수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고하길 바란다.


추천도 : 1/5 

난이도 : 1/5 (단순 부착의 경우, 거리에서 배포하는 경우엔 좀 더 올라감)

장점 : 누구나 할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 장수로 계산될 경우 빠르게 할 수록 빠른 종료가 가능

단점 : 낮은 급여, 거의 외부에서 진행되므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음, 사람들의 경멸하는(?) 눈초리, 계속 서있어야 됨, 경우에 따라 인사도 같이 해야함.  

추천 대상 : 위에서 얘기했듯 용돈 벌이가 필요한데 아무도 안 써주는 중,고등학생 / 자신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싶은 사람들




2. 과외



  모든 대학생이 꿈꾸는 아르바이트인 과외다. 사실 과외만한 아르바이트도 없다. 사정이 있으면 시간대도 변경 가능하고, 겨울엔 따스하고 여름엔 시원한 집안에서 하며, '선생님' 호칭을 들어가며 사람 상대하는 스트레스 없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학 졸업 후 전문 과외만 하는 사람도 있을정도이니 말 다했다.

 

 친구가 과외자리가 하나 있다면서 소개해 줘서 덥석 하게되었다. 주 3회 30만원 정도. 처음 과외 시작할 때만 해도 정말 열과 성을 다하여 준비했다. 약 2시간여 정도의 과외를 위해 그 두배 이상되는 시간을 투자했고 출판사에 관련 문제를 직접 문의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츰 그 노력이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학생의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만 보고 준비해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결국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두달여 만에 그만두게 되었다. 그 이후로 많은 아르바이트를 거치면서 정말 과외가 제일이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과외는 대부분 인맥(특히 어머니들)으로 많이 구하지만 위 사진과 같이 직접 오징어다리를 만들어 붙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서울에서 인맥없이 구하기는 힘들고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공급이 많이 줄기 때문에 급여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낫다. 수업의 경우 평시에는 함께 선정한 교재를 갖고 영어면 영어, 수학은 수학 혹은 두 개 동시로 맡은 과목의 수업만 진행하다가 시험기간의 경우 내신준비를 위해 가능한 모든 과목을 봐준다.

 

1회가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로 구성되며 일주일에 2회 정도로 해서 한달에 40만원 정도 받는 게 평균일 것이다. 딱 대학생 한달 생활비 정도 나온다. 물론 과외 선생의 학력 및 경력에 따라 급여는 천차만별. 1회 수업은 지난 번 내준 숙제를 검사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학생이 풀 다 모르는 문제를 답변해주고 그 후 개념 설명 및 시범으로 몇 문제 풀어 준 후 다시 숙제를 내주는 것으로 마무리. 여기에 중간 중간 잡담이 들어간다.


p.s. 어느 날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교내 매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서울대생의 인터뷰가 나왔다. 취재진이 '서울대생이면 과외나 학원 같은 좋은 일자리 많이 구할 수 있을텐데 왜 이런 일을 하나?' 라고 묻자 그는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준도 안되고 그럴 자격도 없는것 같다' 라고 답했다. 대학 재학생 과외의 경우 과외를 쉽게 보고 또 대충하는 경우가 많은 데 꽤나 충격을 줬던 답변이었다.


추천도 : 4/5 

난이도 : 2/5 

장점 : 몸이 편함, 싫은 소리 해가며 일하지 않아도 되고 상당히 좋은 대접도 받음, 스케줄 변경도 꽤나 자유로움

단점 : 구하기 힘듦, 진입장벽이 꽤 높음(학벌을 많이 보기에), 수능 후 포맷된 머리에 다시 공부하자니 힘들고 또 왜 이렇게 문제는 어려운지.. 정신적 스트레스 및 학생 성적에 관한 심리적 압박이 조금 있음

추천대상 : 몸 쓰는일 하기 싫은 대학생!  공부에 자신 있는 대학생!  잘 가르칠 수 있는 대학생! 




3. 학원 보조교사




바로 위에 소개했던 과외 아르바이트와 더불어 대학생들을 위한 '꿀알바'인 학원보조 아르바이트다. 개인에 따라선 보조 교사가 더 괜찮은 일자리일 수도 있다. 


 중학교 때 다니던 학원 선생님이 먼저 제안을 해오셔서 맡게 되었다. 보통 보조교사의 시급은 최소 최저시급의 두 배, 경력에 따라선 2만원 까지 가기도 한다. 다만 동네의 조그만 보습학원이고 원장님과의 친분으로 최저시급을 받고 하게 되었다. 내가 맡은 과목은 중학 수학. 보조교사의 장점이자 단점이 여러 학생과 함께 한다는 점, 그리고 직접 칠판에 판서까지 하는 교사의 입장이 되본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중학 수학이란게 고등과정에 비해선 그렇게 난해하지 않아 가르치는 것 자체는 괜찮았으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학생 관리. 한번에 여러 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과외와는 달리 부모에게 등떠밀려 학원에 출첵만 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수업에 집중하게 하느냐도 문제였다. 특히 여러번 가르쳐줘도 이해를 못하는 학생은 내 자신이 너무 답답해서 힘들었다. 결국 이것도 오랜 기간 하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이를 통해 처음에 사범대에 진학할 생각도 있었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학원보조 아르바이트의 경우는 보통 순수하게 학원 운영에 대한 어시스트(채점, 시험감독, 가정통신문 작성, 전화응대)만 하는 일도 있고 직접 수업에 참여해서 가르쳐야 하는 것까지 하는 아르바이트 두가지 종류가 있다. 전자의 경우가 난이도는 더 쉽지만 당연히 후자가 시급이 더 높다. 두가지 모두 정신은 고달프지만 몸은 다른 일에 비해 편하다. 특히 보조교사의 경우는 위에서도 말했듯 학생관리가 어느정도 되야 하기 때문에 군필자를 우대하는 학원장들도 있다. 아이들과 친목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공부할 때가 되면 확실히 공부를 시키는 이런 인재를 원하기 때문.

 

주로 주 2~3회에 4~5시간 정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에 목돈을 모으려고 하는데는 비추다. 과외와 마찬가지로 대학생 용돈 + A 정도 나온다. 과목의 경우 수학이면 수학, 영어면 영어 혹은 둘 다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험기간이 되면 탐구과목까지 봐주길 바라므로 참고


추천도 : 4/5

난이도 : 3/5 

장점 : 몸이 편함, 괜찮은 시급, 평균적으로 사업장의 환경도 나쁘지 않음

단점 : 과외와 마찬가지로 진입장벽이 있음, 다수의 학생과의 관계에서 올 수 있는 트러블, 수업 준비 압박

추천대상 : 교대 혹은 사범대 생 (과외와 마찬가지로 보통 사대생은 우대) 



4. 편의점



피돌이와 함께 알바시장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편돌이다. 요즘 길거리에 보면 100m에 한개 씩 있을 정도로 흔해 빠진게 편의점인데 오늘날의 편의점 열풍은 편돌이들의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재수시절, 집에 손벌릴 사정도 아니고 재수까지 하면서 돈만 받아먹는게 미안해서 알바몬에서 구한 아르바이트다 사실 위에 적었던 3가지 일은 인맥(이라하기도 부끄럽지만)을 통해 구했던 거기에 이 편의점이야 말로 사실상의 첫 사회경험이 아닐까 싶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지원한 편의점은 이제 막 새로 개업하는 그런 곳이었고 더군다나 개인점주가 아닌 회사 직영점이었다. 


- 여기서 직영점과 개인점의 차이를 살펴보자면 직영점의 경우 아르바이트가 본사소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무려 4대보험!도 되고 시급도 법정기준시급 및 10시 이후엔 야간수당 등등 근로조건에 딱딱 맞춰서 나온다. 단 개인점주 편의점보다 더 strict 하게 일한다. 의자도 없고 TV도 없고 접객 멘트도 다 치며 심지어 외모규정에 맞춰 복장도 입어야한다. 개인점은 최저시급도 안주는 경우가 대다수긴 하지만 보통의 사장님들 경우 가게만 잘 본다면 그 안에서 공부를 하든 노트북을 핸드폰을 하든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 즉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다.-


 편돌이의 일과를 살펴보면 처음 출근하자 마자 전 근무자와 인수인계를 한다. 포스(편의점서 물건살때 찍는 바코드기 및 현금출납기가 있는 기계, 안쪽엔 컴퓨터가 있고 이것이 본사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있어서 각종 행사물품 및 이벤트 공지도 뜨고 편의점 BGM도 틀 수 있다.)에 현금시재가 일치하는 지 확인 하는 작업을 거치고 근무 기록(?)을 작성 하면 그걸로 인수인계가 끝난다. 그 후 매장 청소 및 매대 물건 진열도 하고 오전 오후 두차례 정도 들어오는 물건 검수도 한다. 그리고 퇴근시간까지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바코드를 찍다가 다음 근로자가 오면 인수인계하고 끝. 

 

 업무자체는 2~3일이면 숙달 가능할 정도로 쉽다. 각종 이벤트도 바코드만 찍으면 포스에서 알아서 알려주고 계산까지 해주기때문 또 알바생들을 위한 본사 콜센터도 있어서 궁금한 게 있을시 물어보면 친절히 답변해준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 처리되는 빵이나 우유, 삼각김밥 같은 식품을 먹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 혹은 신제품은 시간 전에 미리 빼놓는 경우도 있다.....  

 

 단 딱히 어려운 업무는 없지만 돈을 직접적으로 만지는 일이다 보니 사방에 깔린 CCTV에 늘 감시당해야 하며 시재가 안맞을 때는 직접 물어내야 한다. 또 모든 서비스업이 다 그렇겠지만 예의없는 인간들(돈을 집어 던진다든지, 반말을 한다든지) 상대하는 경우도 있고 편의점 알바라고 하면 무시하는 듯한 눈빛도 느낄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매장은 먼저 유동인구가 적당히 있는 곳, 사람이 너무 많아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너무 한가로우면 시간이 잘 안간다. 내가 일했던 곳은 근로자가 많은 공장지대였는데 점심시간 및 아침출근시간에만 반짝하고 저녁 이후로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너무 심심했다. 둘째로 유흥가 및 대학가 근처의 매장은 피해야 한다. 번화가의 저녁, 야간파트에는 술 먹고 토하고 어지럽히고 괜히 불쌍한 알바생들에게 시비거는 쓰레기들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자들의 경우엔 야간에 일하는걸 비추하는데 위의 이유도 있고 강도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뭐든지 그렇지만 편의점도 어느지역에 위치한 매장이냐에 따라 난이도가 많이 갈릴 듯 하다.


추천도 : 1/5

난이도 : 1/5

장점 : 누구나 가능한 낮은 진입장벽, 쉬운 업무, 가끔 부식도 먹을 수 있음

단점 : 최저도 안되는 적은 시급, 돈 관리의 어려움, 대부분 혼자 근무하므로 심심, 편돌이라고 무시하는 인간들도 많음

추천대상 : 처음 알바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알바의 입문서와 같다.


여기까지 1편 종료, 앞으로 3개 정도 더 쓸 예정이다.



  








Posted by sweetest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