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2013. 7. 26. 00:05

5. 옷 수선집 배달 알바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 무료로 기장도 조절 해주고 구매 후 옷의 하자가 있을 경우 수선 가능하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거다. 그런데 이런 작업을 그 의류매장 본사에 보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백화점 주위에 있는 옷 수선집에서 해준다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여기서 백화점 - 수선집 사이의 옷셔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소개할 알바되겠다. 


친구 대타로 하루 뛰었던 아르바이트다. 하는 일은 위에 써 놓았는데 좀더 자세한 프로시저를 설명하자면...


백화점 옷 가게에서 옷 수선 의뢰가 들어옴 -> 알바생이 출동해서 옷을 수거 -> 수선집에서 수선 -> 다시 매장으로 배달


이런 식이다.

 

  하는 일은 정말 쉽다. 그냥 옷만 들고 왔다 갔다만 하면 되는 일, 그외에 가끔 수선실 청소 정도..

딱히 힘든일이 아닌게 옷을 한번에 몇박스씩 옮기는게 아니라 수선 들어오는 옷만 가져오기 때문에 많아야 3~4벌 정도다. 또 백화점에서 도보로 3~4분 정도로 떨어진 곳에 있어서 다리가 아프고 이런일도 없다. 대신 옷이 구겨지거나 땅에 끌리면 안되기 때문에 옷걸이 째로 들고 다녀서 팔이 조금 아프다. 개인적으로 북적이는 장소를 별로 안좋아 하는데다 이런 곳에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져서 처음 몇 번은 어느 옷가게인지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몇 층에 한정된 매장에만 거래를 하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진다. 셔틀하는 시간 제외하면 앉아서 쉬면된다. 단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고 전화가 오는 걸 참고하길 바란다. 


  수선집 사장님이 계속 할 생각 없냐고 물었지만 바로 밑에 쓸 영화관 면접에 합격해서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급여는 노동 수준을 봐서 알겠지만 최저시급으로 준다. 또 백화점이 바쁜 주말에만 알바를 고용해서 주말에 운동삼아 하기엔 괜찮은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셔틀중인 옷의 가격을 우연히 봤을 때 내 시급의 백 배(!) 가 넘는 걸 깨닫고 너무 서글펐던 기억이 있다.


추천도 : 2/5

난이도 : 1/5

장점 : 감시, 지적질이 없는 프리한 근무환경,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쉬운 일

단점 : 옷 가격표를 봤을 때의 정신적 타격 및 옷 상태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구겨지거나 떨어뜨리면... ㅠㅠ)

추천대상 : 백화점 구경, 사람구경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




6. 영화관 (매점) 알바


(많은 노예 들의 워너비, 영화관 알바 되겠다. 겉으론 좋아 보여도 모든 일엔 그림자가 있기 마련.)


  본격적으로 영화관 알바 썰을 풀기 전에 몇 가지 할 얘기가 있다.

1. 영화관에서 일하는 노예는 크게 3종류가 있다. 첫째가 매표, 둘째가 검표, 셋째가 매점 (영사실은 보통 따로 뽑아서 제외)

 

2. 우리나라 양 대 영화체인점인 CGV와 롯데시네마의 시스템이 조금 다른데 먼저 CGV 같은 경우 매표, 검표, 매점 가리지 않고 미소지기 란 이름 한번에 뽑는다. 그리고 세 파트를 로테이션 근무를 시키는 걸로 안다. 이번주엔 팝콘팔다 다음주엔 표팔고 이런식. 또 CGV는 3개월동안 수습 적용하고 그 이후에 시급 인상과 동시에 "어떤 카드"를 주는데 이 카드를 이용하면 전국 모든 CGV에서 영화 관람이 가능한걸 로 알고 있다.

 

3. 롯데시네마도 이와 별 다른점이 없지만 특정 매장의 경우 매점 전용 알바를 따로 뽑는데 이는 롯데시네마 안의 유원실업이란 계열사가 매점을 관리해서 그렇다. 소속도 롯데시네마가 아닌 유원실업 소속, 즉 팝콘 드리미로 들어간다면 매표, 검표는 못하고 그만둘 때 까지 팝콘만 판다. 또 알바생 복지차원에서 영화무료 관람도 가능하긴 한데 CGV 처럼 영화 관람 카드를 따로 주는게 아니라 사무실 가서 얘기하고 관람하는 식. 즉 일하는 영화관 아니면 못 본다. 대신 한달에 두장 정도 모든 곳에서 제한없이 사용가능한 영화관람권을 준다. (2~3년전 기준)


 알바몬에서 공고를 본 후 지원했다. 그리고 꽤 오랜 기간동안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지만 위에서 얘기한 옷셔틀 알바를 하던 도중 면접보러 오란 얘기를 듣고 백화점 내에 위치한 영화관에 갔다. 그리고 합격!  사실 다른 영화관에도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해서 안될 줄 알았는데 붙어서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다. 시급도 괜찮았고 4대보험에 유니폼도 주고 거기다 공짜로 영화도 볼 수 있다니.. 


 영화관 매점 하면 '별로 할 일 없어보이네 팝콘만 퍼다가 팔면 되는거 아냐?' 라는 생각들을 주로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하지만 그 착각은 아바타 개봉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아직까지도 국내 최다관객 동원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그 명작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영화관에 가보면 알겠지만 매점의 주 타겟층은 99% 영화 입장 중 팝콘을 사먹는 사람들이다. (정말 가끔 그냥 '영화관 팝콘이 먹고싶어요' 라며 오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영화 상영 20분 전부터 입장이 시작되는 데 그 때부터 상영 바로 직전 광고 끝날 때 까지가 피크다. 그 순간을 위해 매점에서는 미리 컵에 얼음도 담아놓고 팝콘도 퍼놓고 츄러스도 구워놓고 핫도그도 구워놓는다. 그렇게 정신없이 약 30여분 간 팔고나면 엄청나게 한가해진다. 이 때 다시 팝콘을 튀기고 음료도 갈고 나쵸도 담고 하면서 다음 번 아바타를 위해 재정비 하는 것이다. 


 영화관 알바에 좋은 점이라면 가장 먼저 영화 관람을 꼽을 수 있겠다. 내 평생 영화관 가서 본 것보다 알바 하면서 영화 본 편 수가 더 많으니.. 이 외에도 젊은 남녀가 많이 모여서 그런지 안에서 커플도 많이 생기는 편. 그리고 영화관 마다 VIP 대기실 이라고 따로 있는데 여기서 근무하게 되면 영화홍보하러 오는 연예인도 볼 수 있다.

 

단점은.. 모든 서비스업이 그렇지만 진상 고객 상대할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또 근무 스케줄이 개봉영화에 맞춰져 있다 보니 상당히 유동적이다.(주말엔 필수 근무 평일에 2~3일 씩). 또 대기업이다 보니 용모규정이 있는데 꽤 엄격하다. 남자는 염색, 장발이 안되고 여자같은 경우 립스틱은 빨간색을 필수로 바르고! 머리는 올백으로 넘겨야 하는 뭐 이런식. 심지어 안경은 뿔테 금지 이런 규정도 있다. 마지막으로 장점이자 단점이 힘들 겨를도 없이 무지하게 바쁘다. 대신 시간은 잘간다.


 여기서의 얘기 하나만으로도 한 바닥 가득 채울 수 있겠지만 이 글의 목적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소개하는 데 있으므로 여기서 마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영사실 파트다. 나도 건너 들은 이야기지만 일 자체가 안 힘들고(아무래도 진상 고객을 상대 안하는게 제일 크다) 가장 좋은건 영화 하나는 실컷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추천도 : 3/5

난이도 : 3/5

장점 : 많은 영화관람의 기회, 바빠서 시간 잘 감, 선남 선녀가 많음, 연예인 구경도 가능?

단점 : 파트별로 난이도가 다름, 근무표가 유동적, 어디에나 있는 진상들..

추천대상 : 영화 많이 보고싶은 사람, 썸남 썸녀를 만들고 싶은 사람, 사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면 좋다.



7. 수량 측정 알바.


(출처 : 한국유량조사사업단 홈페이지 http://www.hsc.re.kr/user/business/survey01.php)


많은 이들이 처음 들어 볼 그런 알바. 유량조사 아르바이트다. 


 일단 유량조사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한 후에 얘기하겠다. 유량 조사란 쉽게 얘기해 강이나 개천에서 물이 흐르는 양을 측정하는 것이다. 사실 평소에는 유량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괜찮은데 문제는 여름철이다. 매번 장마나 태풍 시즌이 되면 뉴스속보로 이런 기사 한번 쯤 봤을 것이다. "XX댐 범람 위기" 혹은 "OO천 범람, 주민 긴급대피"  바로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의 70%는 여름에 오기 때문인데 태풍, 집중호우가 오면 유량도 급변한다. 이 시즌에 유량의 정확한 값을 측정해야 후에 수자원 관리 및 홍수 예보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에 전국 주요 하천마다 위의 사진과 같은 측정팀이 파견되서 유량을 조사하는데 이 때 인력이 부족해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곤 한다.


 이 알바는 학교 친구가 소개해줘서 시작하게 되었다. 이 조사를 위해 사용되는 전문적인 장비가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을 하루정도 받는다. 그 후 비가 오는 날만! 출장을 가는 것이다. 대신 비가 오는 도중에는 밤낮 없이 계속 측정한다. 아침에 시작해서 다음날  오전에 끝난 적이 있을 정도다. 측정시에는 대부분 3,4번 과 같은 방법으로 하는데 장비가 무겁기 때문에 4~5명이 한 조가 되서 움직인다. 교육만 잘 들었다면 머릴 써야되거나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그런일 은 아니다. 

 

 다만 문제가 뭐냐면 보통 다리위에서 측정을 하게 되는데 인도가 없는 다리의 경우 한쪽 차선을 막고 일해야 한다. 그런데 아까 얘기했 듯 밤낮 가리지 않고 비만 오면 일하는데 밤에 한쪽 차선 막고 일하고 있으면 정말 위험하다. 운전자 입장에선 밤이라 시야가 가뜩이나 제한되는데 부서질듯 쏟아지는 장대비까지 더하면.. 아차 하는 순간 사고 일어나기 십상이다. 2미터도 안되는 간격을 두고 씽씽 달리는 차들은 공포에 가깝다.(난 트럭이 다리 위를 지나가면 다리가 흔들린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이외에도 강가에 가서 지표를 측정하는 일도 하는데 뉴스에서나 보던 급류를 눈앞에서 보면 아찔하다. (후에 알바생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5775766 참조)

 

 이 일의 장점은 먼저 출장을 안나가도 기본 급여가 나온다는 점이다. 즉 비가 안오면 그냥 집에있어도 돈을 벌수 있다는 것! 

거기에 출장을 나가면 따로 출장비도 나온다. 또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 여행가는 느낌도 있고 가끔 밤하늘을 봤을 땐 야간행군때의 그 별천지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나름 재밌게 일했다.

  

 단점이라고 하면 무엇보다 일하는 환경이 좋지 않다는 거다. 비 흠뻑 맞아가며 비 그칠때까지 일하는데 한번 나갈때마다 최소 1박2일 씩 일 하니 고될 수 밖에.. 더군다나 작업환경이 위험하기도 하다. 이건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반대 차선 운전자가 깜빡 졸기라도 하면 사고날 수 밖에 없으니 작업자의 부주의와 관련 없는 위험이 상존한다는게 커다란 위협이다. (내가 알기론 야간작업이 없어진걸로 아는데 그래도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긴 힘들다.) 이외에도 언제 비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출동 대기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것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 등이 있다.



추천도 : 2/5

난이도 : 4/5

장점 : 밥은 잘 사줌, 여행가는 기분도 가끔 듦, 쉽게 해보지 못할 경험

단점 : 위험함, 불규칙한 스케줄, 안 좋은 근무 환경

추천대상 : 집 / 사무실에만 있기 갑갑한 사람, 무언가 활동적인  일을 찾는 사람


여기까지 2편 완료 ! 앞으로 두 개 정도 더 남았는데 게을러서 그런지 쓰기 매우 힘들다. 그래도 이번 여름안에 완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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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weetest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