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2017. 1. 26. 21:11


생동성 알바 역시 단기 알바에 하나로 써야 하나... 그 양이 많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지만 정보가 별로 없는 것이라서 이번 기회에 자세히 써보고자 한다. PD수첩등에서도 생동성알바 임상실험 등에 대해 취재했었고 신문기사도 '피 파는 청춘' 이런식으로 써놓은 것들이 많이 있으니 한번 쯤 읽어보면 좋다.

 

생동성 아르바이트란 ?

 

생동성 아르바이트는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의 준말인 생동성 과 아르바이트의 합성어.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이란 기존에 임상실험 등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국가의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는 약의 특허기간이 끝난 경우 다른 기업에서도 그 약의 복제약(제네릭이라고 한다)을 만들 수 있는 데 이렇게 복제약을 시중에 팔기 위해선 기존의 오리지날 약과 복제약의 효능이 동등한 지를 테스트를 해서 통과해야 한다. 이런 복제약의 테스트 대상이 되는 것을 바로 생동성 아르바이트라고 한다. (https://namu.wiki/w/%EC%83%9D%EB%8F%99%EC%84%B1%20%EC%8B%9C%ED%97%98 참고) 모르모트 혹은 마루타 알바라고 말이 많지만 사실 맞는 말이다.

 

임상실험과 생동성은 다른것이 임상이라 함은 아직 시판 승인이 나지 않은 신약을 새로이 개발하여 사람에게 투약해보고 그 효과를 보는 것이라면 생동성은 이미 시중에 팔리고 안전성 등이 검증된 약과 성분이 똑같은 복제약을 만들어서 그 효과가 오리지널과 같은지를 비교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내 생각으로는 생동성이 덜 위험하다고 본다만.. 어쨌든 등떠미는 사람은 없으니 본인이 잘 고려해서 선택하시길 바람. 밑에서도 언급했지만 보통 생동성 알바 공고에 약 이름을 써놓으니 정 궁금하고 불안하면 미리 검색해보고 가시길..

 

어떻게 구하나 ?

 

알바 바이오, 알바 플랜 등 네이버, 구글에 "생동성 알바" 라고만 치면 사이트 많이 뜬다. 다만 이런 사이트는 중개업체고 실제 실험이 실행되는 병원은 서너군데로 한정되어 있다. 

 

 

과정은 어떻게 되나?

 

1. 인터넷 지원 - 2. 신검 - 3. (신검 합격 시) 투약 전 날에 병원에 도착 후 다시 채혈 [1기] - 4. 다음 날 아침에 투약 - 5. 정해진 시간마다 (거의 하루 죙일) 피 뽑음 - 6. 퇴소 - 7. 2~3주 후에 다시 병원 방문하여  3번 부터 다시 시작 [2기]

 

 

이하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써보고자 한다. (16년 초 기준)

 

처음에 생동성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마음먹고 인터넷을 몇 군데 검색해보니 경기 남부의 모 병원에서 1박 2일짜리 2주텀으로 모집하고 있길래 좋다 싶어서 지원하였다. 보통 생동성은 2박 3일 길면 6박 7일짜리도 있다. 급여는 투숙기간 및 약의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걸로 아는데 위험할수록, 투숙 기간이 길수록 돈도 올라간다. 내가 한건 1박 2일이라 돈이 40만원 정도였고 약도 독감 치료제라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기에 최저 정도로 받은 듯 하다. 보통 작으면 32만원 이고 1주일 넘게 갇혀 있어야 되는 것은 100만원 넘는 것도 있다.

 

인터넷에서 공고를 보고 키, 몸무게, 병력, 흡연, 음주 여부등을 입력하여 지원하고 나서 조건에 부합하면 담당자가 문자로 신검 일정을 준다. 그리고 정해진 신검날 가면 의사가 이번에 어떤약으로 실험하는지, 효과랑 부작용은 무엇인지, 문제 생기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보상 과정 등등을 설명한 후, 실험과정과 준비물등이 적힌 종이를 나눠준다. 그리고 피뽑고 소변채취하고 나면 며칠안에 병원에서 실험 가능한지, 참여 할 것인지 문자로 연락을 준다. (혹시 신체에 문제가 있으면 따로 연락을 준다고 한다) 흡연이랑 음주, 약물복용 등은 금지. 문자가 몇통이나 오는지 모른다 최소 4통은 되는 듯, 내용은 꼭 참가 할건지, 흡연 음주 금지 이런 안내문 등이다.

 

(출처 : http://cy.cyworld.com/home/44894665/post/8758614) 보통 신검 대기실이 이렇게 생겼다. 생동성 알바는 남자만 가능한 듯 하다. 여자는 안뽑음 → 인터넷에 찾아보니 여자 후기도 있던데 난 한번도 못 봄. 애초에 성인 남성을 모집한다고 공고에 써있다.

 

그렇게 며칠 후 실험일 전날 오후에 다시 준비물을 챙겨서 방문하자. 준비물은 안내문에도 써놓지만 시간 때울 수 있는 것 (노트북, 스마트폰, 책등), 개인 세면용품, 갈아입을 옷, 슬리퍼, 귀마개, 이어폰, 멀티탭, 신분증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다만 한 번 병원에 들어오면 실험 끝날때 까진 밖으로 못나가니 미리미리 챙겨 가야한다.

방문하면 다시 피검사를 해서 실험 가능한 지 여부를 체크하는데 만일 여기서 문제 생기면 돈 못받고 그냥 집에 간다. 이 피검사를 통과하면 각자 침대를 배정받고 번호가 적힌 목걸이(다른 곳은 조끼를 입을 수도)를 나눠준 후 저녁밥 먹으러 식당에 간다. 식당이 없는 곳은 도시락을 준단다. 식사는 군대 짬이랑 비슷했고 내 기준에선 먹을만 했다. 이제부터는 흡연 안되고 간식등도 섭취 안되는 데다가 다음날 점심 때까지 더이상 밥을 안주니 배고프지 않게 많이 먹어 두자.

 

밥을 먹고 나서 올라오면 저녁 10시 취침시간까지는 자유시간이다. 침대는 1인 1베드에 각자 콘센트 1개씩 있고 관물대 같은 것이 1개 씩 있다. 또 이불이랑 베개는 준다. 다만 잠자리가 예민하고 또 오래 투숙할 사람들은 베개를 각자 챙겨가면 좋을 듯 하다. 샤워장이랑 화장실도 괜찮으니 씻을 사람은 씻어도 된다. 다만 나때는 1박2일 짧은 거라 그런지 샤워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10시 되면 일제히 소등하고 자야된다. 핸드폰 하면 간호사가 뭐라 그런다. 코고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귀마개를 착용하자

 

 

 

(출처 : http://egloos.zum.com/skyfoxear/v/2174773) 내가 간 병원이 이렇게 생겼다. 일반 병원용 침대

 

그렇게 다음날 실험일 당일 아침 6시가 되면 일제히 불키고 다 깨운다. 잘 알겠지만 병원용 침대는 ㄴ 자로 헤드부분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세워놓아야 안 잔다고 강제로 일으킨다. 그때부터 아침 8시 투약시간 까지는 침대위에서 시간 때우다가 8시부터 각자 번호에 적힌 시간표 대로 투약을 시작한다. 약이랑 같이 마실 물 양도 정해서 따라주면 의사랑 제약사 직원처럼 보이는 사람들 앞에서 투약한다. 먹고 나면 물도 한동안은 못마시고 화장실도 못가니 미리 해결하자. 참고로 투약일 아침에는 밥을 안준다. 아까 위에서 언급한 목걸이에 보면 각자 투약시간이랑 채혈시간이 정해져 있다. 처음에는 15분마다 한번 씩 채혈하다 점점 30분 1시간 2시간 이런식으로 간격이 늘어난다. 처음 채혈 시에는 간호사가 직접 침대로 와서 채혈을 하나 나중에는 시간 맞춰서 부르면 복도로 자신이 나가야 한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zfree&logNo=220655155654&parentCategoryNo=&categoryNo=26&viewDate=&isShowPopularPosts=true&from=search)

주사기 바늘이 꽂힌 것을 "카테터" 라고 한다. 저렇게 카테터를 꽂아서 매번 채혈시마다 통증 없이 피를 뽑아간다. 다만 저 카테터는 계속 꽂고 있어야 해서 팔이 조금 불편하다. 

 

채혈을 하는 동안 자기 할 것 하면 된다. 뭘하든 신경도 안쓰니까 게임을 하든 영화를 보든 마음대로 하자. 이렇게 12시까지 채혈 하면 점심 시간이다. 점심은 침대로 도시락을 갖다 주었다. 전날 저녁 이후 처음먹는식사라 그런지 나름 맛있게 먹었다. 밥먹고 다시 각자 침대에서 계속 각자 할거 하면서 뻐기면 된다. 오전중에는 졸면 깨웠지만 나중에는 간호사들도 귀찮은 지 대충 넘어갔다. 그렇게 저녁시간이 되면 식당가서 밥먹는다. 그리고 퇴실 시간까지 또 기다리다가 짐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채혈하고 혹시 몸에 이상 없는지 문진후에 집에 가면 된다.

 

여기까지가 1주차이고 그 다음주 아니면 2주정도 뒤에 똑같은 일정으로 다시 방문해서 위에 써진거 고대로 반복하면 끝이다. 심지어 식단도 동일하다. 실험자들은 그룹이 두개로 나눠져 있는데 A그룹이 1기에 오리지날 약, 2기 약이 카피약이라면 B 그룹은 그 반대로 먹는다. 이 실험은 첫 주와 둘째 주 간 약 효과가 동일한지 비교해야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오기 때문에 1주만 한다든가 중간에 그만둔다든가 하면 돈이 3~5만원 밖에 안나온다. 물론 본인이 원하면 실험 도중에도 그만 둘 수 있으나 완전한 돈을 받기 위해선 끝까지 완주하도록 하자. 그렇게 다 최종 일정 까지 끝나면 한 달 내에 입금된다.

 

 

느낀점

 

○ 난 생동성 중 가장 짧은 1박 2일 일정으로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지겨웠다. 노트북도 한 두시간이지 하루종일 하면 눈아프다. 난 게임도 안하니 더 그런듯.  인터넷에 보면 마냥 꿀빠는 것처럼 써있지만 생각보다 침대에서 하루종일 앉아있는게 힘들다. 어쩌면 내 의지가 아닌 강제로 있어야 해서 더 그런걸 수도 있다. 

 

○ 또 이거 하다 몸상하는 거 아니냐 라는 말도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알아보니 실제 약대생들도 학부생때 많이 한다고 하고 또 약 자체가 소화제, 감기약, 두통약 등 편의점에서 파는 약들이 많이 있으므로 그렇게까지 위험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혹시 잘못되면 제약사에서 다 치료해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약의 부작용 등은 구글에 쳐보면 자세히 나오니 미리 한번씩 알아보고 가자.

 

○ 짧은 시간에 목돈 마련하거나 투잡 뛰기에는 좋으나 이걸 본업으로 삼기에는... 왜냐하면 한번 실험 참가하면 3개월 간 재참가할 수 없다.

 

 

Tip

 

■ 노트북의 경우 와이파이가 되기는 하나 너무 많은 사람이 써서 그런지 잘 안터지므로 에그나 본인 테더링을 이용하도록 하자. 아님 미리 영화 등을 많이 다운받아 가자.

■ 주말에는 병원 셔틀버스 안할 수도 있으니까 병원까지 그냥 걸어가자.

■ 친구랑 같이 한다해도 옆침대를 쓸 수는 없다. 랜덤 배정이니까 다만 빨리 오면 올수록 빠른 번호로 배정받고 그러면 5분정도 일찍 집에 갈수 있다.

■ 치약 칫솔은 주더라만 혹시 모르니 챙겨가자. 나 땐 개인 물통도 안됬고 병원에서 이름써서 나눠주는 1회용 컵을 사용해야 했다.

■ 공부해도 좋다. 실제 토익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니 오래 있어야 된다면 책도 한 두권 챙겨가자.

■ 충전기 가져가면 좋다. 멀티탭도 있으면 좋다.

Posted by sweetestgoodbye